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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무스카리8

어느새 화르륵 해마다 봄은 늘 느닺 없다. 조심 조심 아주 느리게 올듯 말듯 애간장을 태우게 하다가 며칠 기온이 높아진 것에 화들짝 놀랐는지 모든 꽃들이 동시에 화르륵 피고 말았다. 매화가 피었어요...꽃 보러 오세요...아주 작은 소리로 말했을 뿐인데 하룻밤 새 벚꽃까지 활짝 피었다. 행여 꽃 보러 오는 이들이 저를 빼놓을까 봐 안달을 낸 것인지, 저 길따라 정다운 이 오기를 기다리며 개나리 별처럼 피었을 뿐. 나는 그저 그런가 보다 그러고 있는데 온 사방에 꽃들이 앞 다투어 피어 버렸다. 벚꽃은 조금 참아 주면 좀 좋아... 여러 날 꽃을 기다리며 가슴 두근 거리는 날들을 즐기고 싶었는데... 뭔 일이람. 고개 들어 하늘만 보고 있지 말라고 발 아래 빈카 조르륵... 묵은 줄기 매정하다 싶을 정도로 바싹 잘라 주었.. 2022. 4. 11.
낭만 고라니 새순이 얼마나 이뻤는데...왕원추리 낭만은 무슨...망할 놈의 고라니 지난 밤 내 꽃밭에 내려 와서 꽃만 모조리 잡수셨다. 뭐를 좀 아는 놈인 거는 확실하다. 온갖 것 다 두고도 꽃만 따 먹는 다는 거지... 그저 눈으로만 보고 코로 향을 음미할 줄 안다면 정말 배운 놈일텐데... 그 풍성하던 할미꽃 그 이쁘던 돌단풍 아주 아주 연했을 초롱꽃까지 봄이면 연례행사처럼 고라니가 내려와 순례를 한다 춘배가 아무리 짖어도 묶여 있는 것을 아는 거지. 아침 내내 궁시렁 거리며 고라니 욕을 했다. 꽃 이쁜 것은 알아 가지고 꽃만 똑! 따먹다니... 그래도 수선화 무스카리는 무사하다 고라니 입맛에는 안맞는듯...다행히 지난해에는 무스카리도 모조리 잘라 먹었었다. 고라니 걔는 도대체 안먹는 것이 뭐임? 조금 서늘하다 .. 2022. 3. 31.
꽃피는 날들이 시작 되었다 드디어...꽃의 날들이 시작이다 보라의 무스카리와 노랑의 수선화가 집앞뜰을 화사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이렇게 꽃이 시작하면서 본격 봄이 시작이 되고 수선화 지고 나면 그자리에 일년생 초본류가 자리를 대신하게 된다. 할미꽃도 몇 무더기 흐드러졌다. 솜털이 보송한것이 애기 볼 같기도 하다 동강할미꽃은 하늘을 보고 피지만 이 꽃은 고개 숙이고 피었다가 나중에 수술이 길어지며 할미꽃의 본색이 들어 날때 꽃대를 꼿꼿하게 세운다. 하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카크 아지사이 범의귀과 수국속에 분류되는 낙엽 관목. 레이스 캡형이어서 산수국인 줄 오해도 받지만 엄연히 다른 종이다 며칠 전 마을에서 친하게 지내는 지인이 양재동에 갔다가 나를 생각하며 사왔다고 부러 찾아와 선물로 주고 갔다. 내가 청보라 수국이 분홍이 .. 2021. 3. 25.
합법적으로 쉬는 날. 봄비 내려 모종한 꽃들 잘 살겠다...기뻐했지만 그저 추적거리다 오는 둥 마는 둥. 딱 일 할 수 없을 만큼 내리고 풀만 좋아 하게 생겼다. 기왕에 내리는 것 조금만 더 후하게 내려 주면 좀 좋을까... 할미꽃이 솜털 보송보송하게 피었는데 비를 맞으니 좀 안돼 보인다. 올해는 봄 날씨가 처음에는 춥다가 느닺없이 계속 따뜻하니 꽃들이 차례를 못기다리고 피는듯 싶다 할미꽃이나 복수초는 오히려 좀 늦은듯도 하고, 재작년에 만든 표고목에서 버섯이 많이 나오고 있다 올해 첫 수확으로 조금 따서 점심에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었다. 생표고는 그냥 날 것으로 한 두개 먹어도 향이 좋고 구워서 기름장에 찍어 먹어도 먹을만 하다 새로 종자를 넣은 버섯목 돌단풍 이 아이는 처음 심었던 자리에서 자꾸 밀려나서 그야말로 큰.. 2021. 3.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