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읍 새마을회에서 아침 6시부터
수국정원 제초작업봉사가 있어서 나갔다 왔다.
봉사하는 중에 좀 힘든 축에 드는 일이기도 하고 아침 이른 시간과 휴일이어서인지
평소보다 적은 인원이 참석을 해서 작업시간이 더 길어졌다
마침 남편이 나주에 친구만나러 가서 아침 차려 줄 일이 없으니 그리 조급할 일도 없고
힘들었지만 끝까지 우리가 맡은 구역을 마무리하고 돌아 왔다.
집에 돌아와서 내 꽃밭을 보며 반성하는 마음이 들어 아침을 먹고 호미 들고 나섰다.
불행하게도 쇠뜨기가 떼거지로 나오는 우리 꽃밭은 일주일은 길고 삼일이면 다시 쇠뜨기가 판을 친다.
게다가 거드느라고 괭이풀이 쫘악~~~
열심을 낸 결과물,
내가 우대하는 것들만 남기고 모조리 해치웠다 ㅎ
오늘 아침에는 글라디올라스 심겨진 헛간 옆댕이 풀을 매주고 덩달아 쑥도 한소쿠리 뜯었다
글로디올라스가 키가 장대같이 크고 자꾸 부러져서 헛간 벽을 의지하라고
내심 배려차원에서 올해는 장소를 옮겨 심었는데
이곳은 집을 지나 우물옆 깊숙한 곳이어서 부러 와서 보지 않으면 안보이는 곳이다.
풀을 매며 뜯은 쑥.
시골에서는 잘 뜯어 챙기면 먹거리이고 아니면 그냥 잡초다.
풀을 뽑으며 우대할 것도 아니니 모조리 캐어 버리게 되는데
아까워서 .... 나중에 쑥떡할 때 요긴하게 쓰이기는 할 것이다.
풀만 자라던 밭옆댕이 빈 터를 몇년 전에 개간(?)을 해서 둥굴레를 몇 뿌리 심었더니
이제는 제법 군락을 이루었다.
첫 해에는 잡초가 대부분이었다가 해마다 둥굴레를 우대하며 풀을 뽑아 줬더니
이제는 전세역전 풀은 가끔 있어 쉽게 뽑아 줄 만 하게 되었다.
나야 꽃삼아 보고 있는데 둥굴레 차를 만들라고 권면하는 이들도 있다.
지난해 삽목을 해서 겨울을 난 수국을 밭에도 내다 심고
화분 하나에도 옮겨 심었다
여린 가지에는 이렇게 꽃몽오리를 달고 있는 애도 더러 있다.
운좋아서 당년에 나오는 새순에서도 꽃을 보는 종이면
어쩌면 꽃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여타 기존의 수국들은 일곱마디 정도 월동을 해야 그위에서 꽃이 피는데
메구미종이라고 월동도 비교적 잘되고 당년 나오는 순에서도 꽃이 피는게 있다는데
수국정원에서 얻어 온 삽목가지라서 내가 뭔지를 모르겠다.
올해 흰 모란을 집에 들였다.
붉은 모란이 해마다 장관을 이루지만 흰색의 고귀함 또한 탐이 나서
꽃몽오리 맺히고 잎은 안 핀 것을 뿌리 한덩어리로 떠다 팔길래
장날 유구장에서 사왔다.
심은지 한달쯤 지나 드디어 꽃이 피고 있다.
잎도 아직 덜 펴진채로....
제법 덩이가 큰 것이니 올해만 잘 넘기면 내년에는 볼 만하게 꽃이 오지 싶다.
길섶으로는 꽃양귀비도 피기 시작이다.
씨앗이 너무 번져 올해는 꽃만 보고 씨앗이 영글기 전에 대부분은 뽑을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도 내년에 군락을 이룬 꽃양귀비 밭을 보는데는 지장이 없을 것이다.
핫립세이지가 기온이 안맞으니 그냥 빨강으로 피고 있다.
월동이 좀 안되어서 밭에 있는 것들은 왕겨로 덮고 비닐 멀칭을 해주고
여름에 작은 화분에 삽목을 몇개 해두었다가 혹 월동이 안되면 내다 심는데
올해는 비교적 다 새 순이 나오고 있어
다른 곳에 자리를 잡아 심었더니 겨울을 난 가지에서 꽃이 피고 있다.
노지 월동을 한 것들은 이제야 새순을 올리고 있어 여름 가까이에나 꽃이 필 것이다.
올해는 층층나무도 이름값을 하지 싶다.
산딸나무하고 이 층층나무가 야산에 피어 있으면 참 보기 좋아
두 가지 나무를 다 기르고 있는데 산딸나무는 해마다 꽃이 풍성하게 올만큼 자랐고
이 나무는 올해야 비로소 제대로 꽃이 왔다.
우리집은 산 골짜기에 있어 해가 좀 일찍 지고 웬만하면 그늘이 지니
나무는 덜 심으려고 하는데도 마음먹은 대로 잘 안된다.
꽃은 나무꽃이 정말 이쁘기 때문에 자꾸 결심을 흐트러뜨리게 된다.
이제 우리 골짜기는 점점 초록이 짙어 지고 있다.
아직은 이쁜 초록이지만 머잖아 엄청 짙어져 숲에 들기가 겁 날 정도가 될 것이다.
일기는 계속 불순하고 비도 안내리지만
올 한해도 모두 힘을 내어 자라 꽃도 피우고 굳건히 자리를 지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