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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목공소(집짓기)

가마솥 새로 걸었다

by 풀 한 포기 2020. 4. 1.

 

 

기왕에 가마솥이 없던것은 아니었는데

크기도 엄청컸었고 낡아 밑에 구멍이 생겨 먼저 있던 솥을 떼어내고

솥을걸자리를 조금 줄이고 굴뚝도 새로 다는 일을 하게 되었다

 

처음 있던 가마솥은 사부님께서 아주 오래되고 낡은 가마솥을 가져다 주시는 바람에

녹을 긁어 내고 손질을해서 저자리에 걸어 놓고 여러해 잘썼는데

처음부터 너무 낡은 것이어서 그리 오래 쓸 수가 없었다.

 

일년에 몇번 쓰는것은 아니지만 없으면 아쉬운지라....

농담 삼아 사부님 오셨길래 애시당초 너무 낡은 솥을 갖다 줘서 구멍이 났으니

A/S해달라 했더니 이번에도 이솥을 가져다 주셨다.

한동안 안써서 그렇지 상태는 어지간한 것이다

사부님댁에 있던것을 근처 처남 주말집에 주었었는데 안쓰고 있는것이고

앞으로도 그럴것이라 다시 떼어다 우리를 주신 것.

 

새로 아궁이 만드는게 낫지 고쳐다는게 더 힘들다고 그러면서

남편이 여러시간을 끙끙거리며 이렇게 솥을 걸어 놓았다.

뭔가 혼자서 하고 있길래 가봤더니 이미 일은 시작을 해놓았고

머리만 쓰는 내눈엔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크게 벌려 놓은게 보이고

몸만 움직이는 남편은 쓸데 없이 어딘가 용처가 있겠다 싶어 두었던 흙벽돌에

철판 조가리까지 뭐 별걸 다 가져다 놓고 끙끙거리고 있어서

할 수 없이(?) 훈수 몇마디 했더니 그럴거면 나보고 하라느니 어쩌니 하길래

알아서 허슈하고 돌아와 버렸더니

결국은 하던거 다 들어 내고 내 훈수대로 간단히 해 놓았다 ㅎㅎㅎ

 

굴뚝은 화목보일러 떼어 내고 기름보일러 들일때

교체한지 얼마 안되어 아직 쓸만해서 언제 쓰겠지하고 두었던 보일러 연통을 달았다

이러니 아무리 버리는게 치우는거라고 해도 낑겨두는 수밖에...

 

어제 종일을 남편이 씨름해서 이리 만들었으니

상으로 김밥 두어줄 싸서 도시락 챙겨 낚시간다길래 흔쾌히 보내 주고

나머지 내숙제에 돌입해서 솥을 손질 하였다

 

아궁이에 불을 약하게 지펴 놓고 빼놓은 솥의 검댕이를 기름에 이겨 겉면에 기름을 먹이고

솥안쪽은 돼지기름을 끓여 기름을 먹인다음 짚을 태우고 왕소금을 볶아 내서

손질을했다.

솥 겉은 두고 두고 자주 손질을 해야 윤이 더 나고 오래 쓸 수 있을것이다.

무쇠가마솥은 손질만 잘해서 쓰면 평생을 쓸 수 있는것이니

이 솥을 잘다루어 여기 사는 동안은 쓸 작정이다

 

몇년전 솥을 걸때 손질을 해봐서 이번에도 그대로 한 것.

옛날 어머니 하시던 거 기억난대로 해봤었는데 비슷하게되어 이번에도 그리했다 

이러면서  옛 추억속으로 한동안 여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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