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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일상의 부스러기

찐감자

by 풀 한 포기 2014. 7. 17.

 

올해 수확한 감자는 유난히 맛있다

해마다 강원도 씨감자를 사서 심다가

올봄엔 때를 놓쳐 주문을 못해

궁여지책으로 지난해 수확해서 먹다 남은 감자중에

작고 싹이 나고 있는 것들만 골라서 심었다

 

그런 사연이 있어서

사실 감자를 캘때까지도 별 기대를 안했었다

하지감자라고 그 무렵에 날잡아 감자를 캤는데

생각보다 알도 굵고 잘들어서

옛날 어른들이 먹다남은 감자로 종자를 하던 생각이 나기도 해서

씨감자를 그렇게 까다롭게안해도 되겠다 싶었다

 

감자가 많으니 여기 저기 나눔도 하고 그랬는데

다들 감자가 어쩜 이렇게 맛있냐고 그러길래

인사치레려니~~ 그러고 말았다

 

정작 나는 한번도 쪄먹지도 않고

그러다가 오늘 알작은 감자를 몇알 골라

껍질 벗겨 찌고 마지막에 뚜껑을 열고 분을 내었더니

정말 기가 막힐정도로 팍팍한게 아주 맛이 좋았다

 

작년과 같은 종자였는데

맛있으려면 오히려 씨감자를 구해 심은 원년인 작년이 더 맛있어야 맞는데

이상도 하다 생각하다

올해 몹시 가물었던 기억이 났다

사실일지 모르지만 땅이 마르니 감자의 수분도 적어

팍팍한 감자가 되지 않았을까..?

 

찐감자를 먹으며 해 본

근거 없는 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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