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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일상의 부스러기

김장..거사를 치르다.

by 풀 한 포기 2012. 11. 19.

 

 

밭에 있는 배추나 무가

더 자랄 기미가 없기도하고

날씨는 계속 춥다고 일기예보는 협박을 해대니

힘없는 나는 하루 날을 잡아

아들 며느리를 대동하고 골짜기로 내려갔다.

남편이 안타까운 마음에 묶어주기까지 했으나...

배추는 속빈 강정.

 

 

 

어쨋든 포기로는 한접쯤을 도려 우물가로 옮겼다.

얼핏 보아도 작년의 반도 안되는듯...

더 뽑아 오려니 친정동생들 줘야 되니 놔두란다..

하도 오죽지 않아 가져가라고 하기도 어렵게 생겼지만

그래도 나눠 먹어야 한다며.

 

 

 

그럭저럭 다듬어 배추를 절여 놓고

배추가 숨죽는 사이

아이들이 속넣을 무채를 밀었다.

무도 딱 동치미 담글 정도의 크기.

해마다 남편이 하던일이지만

간간히 해 본 경험이 있어 아들내미도 잘하는 종목.

 

 

 

 

 

요렇게 생긴 무도 있어

일하는 중에 같이 웃어도 보고...

같은 씨앗 같은 밭에서 참 이상하게도 생긴게 나왔다.

 

 

남편은 아들내외 덕분에

김장하는 일에서 놓여나

장작을 패고 있다.

올해는 벌목을 많이 안해서 장작 구입이 어려워

조금밖에 안돼서 걱정이다.

 

 

 

골짜기에 온 재미를 느끼라고

불을 피워 고구마를 굽기로 했다.

아이들은 재미있어하고

남편은 흐믓하고...

 

 

익어가고  있는 고구마와 감자.

 

 

그러다 보니 배추가 다 절여져서

아이들과 함께 씻어 놓았다.

늘 혼자서 혹은 남편과 하던 일인데

아이들이 도와주니 힘 안들이고 금방이다.

 

 

김칫속 버무리는 아이들.

이러고 보니 나는 놀고 애들만 부려먹은것 같지만...ㅎㅎ

사실 그렇기도 하고,

아들네 것 달랑 한통.

욕심도 없어 김치통 원하는 만큼 가져 오랬더니 딱 한개를 가져 왔으니...

그리고 남편 것 잔뜩.

내가 가져온것 네 통.

네통중에 아마도 아들네 더주고 딸내미도 조금

 

이로써 숙원사업을 끝냈으니

나는야 이제 겨울이 와도 하나도 안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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