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게
문득
너 거기 서 있는 것이
눈물 겨울 때가 있다.
언제부터
내게 그늘을 드리웠는지 알 수 없어
가슴 시릴 때가 있다.
세월의 두께로 옹이진 손과
슬픈날의 남루를 걸친 작은 어깨로
네 발아래 누웠느니
네 가지 끝을 스치는 바람 한 점
무심결에 떨구는 잎새 하나에도
온 몸으로 돋는 소름.
너와 나
한 뼘의 거리도 저승만큼이나 멀어
스스로의 의지로는
절대로 좁힐 수 없음에
풀잎의 소리로 울음 삼킬 때가 있다.
억겁의 세월 지나
어느 하루
나란한 연리지로 마주 서는 날.
그때
비로소 서로의 가지 끝으로 돋는 별빛 하나
온 마음으로
들여 놓을 수 있으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