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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자수2

빗줄기를 바라 보며 여린 수국가지 하나 비바람에 꺾인 것을 차마 그냥 두지 못해 안에 들여 하루라도 더 보려고 작은 꽃병에 꽂았다. 한 이틀 수긋하더니 다시 비가 내린다 비 내리기 전 아침 나는 일찍 그간 미뤄 두었던 연산홍 전지를 조금 했고 남편은 진입로 풀작업을 했다. 그리운 이들이 찾아 오는 길이라서 늘 단정하기를 바라는데 한동안 그냥 두었더니 심란해서 남편이 작정을 하고 길로 뻗어 나온 나뭇가지도 자르고 밭쪽으로는 호랭이 새끼치게 생긴 풀들도 정리를 했다. 이렇게 말끔해진 길에 그렇게 기다리던 사람이 다시 오지 못해도 나는 늘 이 자리에 있게 될 것을 알고 있다. 딸에게 줄 삼베이불을 마름질해서 만들어 놓고 간단한 수라도 놓으려고 밑그림을 그렸다 수를 놓다 보니 오래 보관하고 있던 삼베라서 조금 삭아 미어 지는 곳이.. 2023. 6. 29.
덥지만 시원 하라고... 더위에 지쳐 가며 방사선 치료 받고 게다가 그 후유증으로 방사성 폐렴까지 와서 며칠째 정신없이 지내던 나에게 내가 삼베 이불 하나 선물했다. 언제 무슨 사연으로 생겼는지 기억에도 없는데 내게 뜬금없이 삼베 한필이 있더라는...ㅎ 생각 날때마다 조금씩 잘라서 찜솥에 까는 보자기도 만들고 그러면서도 딱히 다른 용처가 생각이 안났는데 갑자기 저 것으로 여름 이불을 만들어 볼까 생각이 미쳐 대~충 어림으로 잘라 드르륵 재봉질을 해서 딱 1인용으로 만들었다. 나 혼자 덮으니 딱이다 그러면서 지내다가 아무래도 얘가 아무리 고와도 삼베는 삼베이고 색도 좀 누렇고... 덮고 자다 보면 가볍고 작아서 앞인지 뒤인지 겉인지 안인지 잘 뒤집어도 지고, 그거 구분 용도 내지는 삼베가 주는 느낌에서 조금 벗어나게 수를 하나 놓.. 2022. 8.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