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베이불.1 빗줄기를 바라 보며 여린 수국가지 하나 비바람에 꺾인 것을 차마 그냥 두지 못해 안에 들여 하루라도 더 보려고 작은 꽃병에 꽂았다. 한 이틀 수긋하더니 다시 비가 내린다 비 내리기 전 아침 나는 일찍 그간 미뤄 두었던 연산홍 전지를 조금 했고 남편은 진입로 풀작업을 했다. 그리운 이들이 찾아 오는 길이라서 늘 단정하기를 바라는데 한동안 그냥 두었더니 심란해서 남편이 작정을 하고 길로 뻗어 나온 나뭇가지도 자르고 밭쪽으로는 호랭이 새끼치게 생긴 풀들도 정리를 했다. 이렇게 말끔해진 길에 그렇게 기다리던 사람이 다시 오지 못해도 나는 늘 이 자리에 있게 될 것을 알고 있다. 딸에게 줄 삼베이불을 마름질해서 만들어 놓고 간단한 수라도 놓으려고 밑그림을 그렸다 수를 놓다 보니 오래 보관하고 있던 삼베라서 조금 삭아 미어 지는 곳이.. 2023. 6.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