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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삼베이불2

정직한 계절 미레를 데리고 나선 아침 산책길. 길섶의 천일홍이 가을 초입임을 말해주듯 진홍의 꽃망울을 탐스럽게 달고 있다. 저 곳에 떨어진 씨앗에서 절로 난 어린 모종을 솎아 폿트에 옮겨 키워 마을 꽃밭에도 내다 심고 천일홍이 없다는 댁에도 드리고 그랬다. 꽃이 피면서 포기가 점점 자라서 나중 서리 내리기 전까지 꽃을 보여 주는 참 고마운 아이다. 아주 이른 올밤이 떨어 지고 있다. 낮동안에 아직 후덥지근하지만 우리집에서는 가을이 왔다는 신호탄쯤 된다. 밤은 좀 늦게 익어 떨어지는 밤이 맛이 좋고 올밤은 좀 심심한 맹맛이다. 그냥 밤이라는 ... 산자락 길섶으로는 싸리꽃이 피기 시작이다. 세상에 이쁘지 않은 꽃이 없다. 진정으로 자세히 오래 보아야 이쁜 꽃이다. 호투녀석이 이제 제법 고양이 스러워졌다. 아직은 육고기.. 2023. 9. 4.
덥지만 시원 하라고... 더위에 지쳐 가며 방사선 치료 받고 게다가 그 후유증으로 방사성 폐렴까지 와서 며칠째 정신없이 지내던 나에게 내가 삼베 이불 하나 선물했다. 언제 무슨 사연으로 생겼는지 기억에도 없는데 내게 뜬금없이 삼베 한필이 있더라는...ㅎ 생각 날때마다 조금씩 잘라서 찜솥에 까는 보자기도 만들고 그러면서도 딱히 다른 용처가 생각이 안났는데 갑자기 저 것으로 여름 이불을 만들어 볼까 생각이 미쳐 대~충 어림으로 잘라 드르륵 재봉질을 해서 딱 1인용으로 만들었다. 나 혼자 덮으니 딱이다 그러면서 지내다가 아무래도 얘가 아무리 고와도 삼베는 삼베이고 색도 좀 누렇고... 덮고 자다 보면 가볍고 작아서 앞인지 뒤인지 겉인지 안인지 잘 뒤집어도 지고, 그거 구분 용도 내지는 삼베가 주는 느낌에서 조금 벗어나게 수를 하나 놓.. 2022. 8.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