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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명자꽃4

바빠서 다행이다 새로운 명자가 피었다. 순수 빨강. 티끌하나 없는 이렇게 이쁜 빨강색을 본적이 있었던가 싶다. 바쁜 내 일상과 상관없이 꽃들은 제 알아서 피고 지고...그저 기특하다. 마을 노인회 통영여행도 정신없이 준비하고 결과는 무사히 다녀 왔다는, 걸음도 제대로 걷지 못하는 분들도 있고 이번이 마지막이다 싶어 간다는 분들도 있고... 유구에서 점심한 끼 먹으러 통영까지 참 멀리도 다녀 왔다... 유람선도 타고 건어물시장도 들렀지만 매번 갈때마다 타는 유람선 이번에는 타지않기로 했다. 노인분들은 참 열심히 여기 저기 이것 저것 다 참여하지만 나는 왜이리 심드렁한지, 마을 팔각정 옆 그저 풀밭인 곳을 읍에서 지원받은 포클레인으로 꽃밭으로 조성했다. 온마을 사람들이 나와 함께 했고, 부녀회원들은 하루 날잡아 꽃을 심었다.. 2023. 4. 16.
어느새 화르륵 해마다 봄은 늘 느닺 없다. 조심 조심 아주 느리게 올듯 말듯 애간장을 태우게 하다가 며칠 기온이 높아진 것에 화들짝 놀랐는지 모든 꽃들이 동시에 화르륵 피고 말았다. 매화가 피었어요...꽃 보러 오세요...아주 작은 소리로 말했을 뿐인데 하룻밤 새 벚꽃까지 활짝 피었다. 행여 꽃 보러 오는 이들이 저를 빼놓을까 봐 안달을 낸 것인지, 저 길따라 정다운 이 오기를 기다리며 개나리 별처럼 피었을 뿐. 나는 그저 그런가 보다 그러고 있는데 온 사방에 꽃들이 앞 다투어 피어 버렸다. 벚꽃은 조금 참아 주면 좀 좋아... 여러 날 꽃을 기다리며 가슴 두근 거리는 날들을 즐기고 싶었는데... 뭔 일이람. 고개 들어 하늘만 보고 있지 말라고 발 아래 빈카 조르륵... 묵은 줄기 매정하다 싶을 정도로 바싹 잘라 주었.. 2022. 4. 11.
우대 하는 풀과 그렇지 않은 풀. 개울 건너편으로 군락을 이루고 있는 흰제비꽃. 보랏빛의 일반 제비꽃보다 화륜도 크고 기품이 있어 보이기까지 하다 제비꽃류가 번식력이 대단해서 농사터에 들어 오면 감당을 할 수가 없다. 제초제를 쓰는집들이야 이런 걱정을 우습게 알겠지만... 처음에는 이쁘다고 제비꽃을 우대해서 풀뽑을때 그냥 두었다가 얼마나 낭패를 당했던지. 지금은 보라색만 봐도 경기가 날 지경이다 이 흰제비꽃은 내 영역으로 아직 침범을 안하고 개울 건너에 있으니 아직은 봐 주고 있는 중이다 토종 흰민들레 그야말로 우대하는 풀이다. 노랑 서양민들레는 봄부터 끊임없이 꽃이 피지만 이 아이는 봄철에 피면 그만이니 애시당초 경쟁이 되질 않는다 노랑 민들레는 보는 대로 즉시 처단하고 흰민들레는 씨를 받아 뿌려 주기도 하고 엉뚱한 곳에 있으면 옮겨 .. 2021. 4. 6.
꽃을 시새움하다 꽃샘이라고..꽃을 시새움하는 추위라고 값을 톡톡히 했다 목련은 어차피 며칠만 반짝 이쁜데 그 며칠도 안봐 주고 이렇게 남루해졌다. 목련 후기 복효근 목련꽃 지는 모습 지저분하다고 말하지 말라 순백의 눈도 녹으면 질척거리는 것을 지는 모습까지 아름답기를 바라는가 그대를 향한 사랑의 끝이 피는 꽃처럼 아름답기를 바라는가 지는 동백처럼 일순간에 져버리는 순교를 바라는가 아무래도 그렇게는 돌아서지 못 하겠다 구름에 달처럼은 가지 말라 청춘이여 돌아보라 사람아 없었으면 더욱 좋았을 기억의 비늘들이 타다 남은 편지처럼 날린대서 미친 사랑의 증거가 저리 남았대서 두려운가 사랑했으므로 사랑해버렸으므로 그대를 향해 뿜었던 분수 같은 열정이 피딱지처럼 엉켜서 상처로 기억되는 그런 사랑일지라도 낫지 않고 싶어라 이대로 한 .. 2020. 4.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