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는 꽃대도 못올리고 간신히 피어 있더니
부러 심어놓은 것처럼 온통 보라색 물결이다.
인간의 간섭을 거부하는 저들만의 몸짓.
골짜기에 둥지를 틀 계획을 세울때부터 어지간하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가장 적게 손을 대려했지만 알게 모르게 저들의 질서를 어지럽힌 부분이 있겠지..
달빛에 비치는 메밀꽃만 사람을 홀리겠는가..
골짜기 초입부터 눈꽃을 흩뿌려 놓은듯 환상적이다.
하나씩 떨어져 있는것 보다 무리져 있는 모습이 훨씬 보기에 좋다.
사람도 무리중에 있을때 더 아름다우면 좋으련만...
도시에서는 지난번 비바람에 이미 져버렸지만
골짜기의 벗꽃은 아직이다.
기온도 좀 낮고..바람의 영향도 덜받으니 그러한 모양.
꽃이 지고나면 온통 초록이 들어 먼발치로는 무슨 나무인지 구별이 안되지만
꽃이 피어 있는 지금은 무슨 나무인지 알겠더라.
이렇게 바라다 볼 수만 있어도 나 내것이련만
내땅에..내가 심어 놓은 것만 내 것인 착각으로 자꾸 무엇이든 심어 놓으려
동동..애쓰는 나는 어리석은 인간의 표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