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짜기에는 눈도 쌓이고
몹시 추웠던 날들이어서 풍경 또한 겨울스럽다
작은 연못에도 기어이 얼음이 얼고
이제 제기능을 상실한 낚싯대 하나
물과 함께 얼어 붙박이가 되어 버렸다
미쳐 뽑아내지 못한 고춧대
그 밭으로는 고라니 발자국 천지.
집에서 조금 먼곳이니 아예 놀이터 삼아 놀았나보다..
아무도 가지 않은 오솔길을
설국이를 길라잡이 삼아 산책에 나섰는데
이 녀석 묶여 있던 한풀이를 하려는겐지
나를 잡아 끄는 힘이 굉장하다
내가 데리고 나선것이 아니고
그저 끌려 다니는 형상이 되고 말았다
집주변을 한바퀴 돌다 보니
저도 힘들고 끌려 다닌 나도 힘들고
길섶 나무에 묶어 놓고 한숨돌리고 있는 중.
풀어 놓고 제멋대로 다니게 두면 좋겠지만
산속여기 저기 올가미도 무섭고
달님.별님 두마리 고양이가
경기를 일으키듯 도망을 치니 그도 어렵다.
시작은 산책이었으나
그 끝은 달음질이 되고 말았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