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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밥상

한가위

by 풀 한 포기 2014. 9. 8.

 

부모님 안계시니 특별히 가야할 곳도 없고

지난 설부터는 큰댁에서 차례를 생략하고

성당에서 연미사로 대신한다는 전갈을 받은 터...

 

추석이라고 그래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일

그래도 몇가지 음식은 장만해야겠다 싶어

제일 먼저 한일이 녹두를 물에 담갔다

 

특별한 음식이 따로이 있는 것도 아니고

몇가지 밥반찬이 필요해서

나물과 연근조림.

그리고 음료로는 수정과 쪼금.

식혜 쪼금 ㅎㅎ

 

고기쟁이인 아들내외를 위해서

갈비찜.

 

고기를 작은 것 한덩어리를 썰어

아주 곱게 채썰어 구절판에 쓰고

그다음 굵기로 썬것은 잡채에 쓰고

그래도 조금 남아서 파산적을 하기로.

 

 

보통 추석에는 토란탕을 끓이는데

식구들이 별로라고 그래서 그냥 갈비탕.

 

손은 많이 가지만 명절이니

기꺼운맘으로 집에 있는재료로만 구절판을.

그리고 사진에는 없지만 잡채

잡채를 며느리가 특히 좋아라해서 빼놓을 수 없었다는.

 

 

격식에 매이지 않고

좋아하는 종류로만 전을 만들었다

녹두전 깻잎전 연근.그리고 골짜기에서 따온 피망으로 고추전처럼.

이 전들은 아들과 며느리가 맡아서 부쳤는데

아직은 며느리보다 아들 솜씨가 나은듯...

가르친 보람을 과하게 느꼈다.

 

더덕구이.

 

상을 차리려다보니 생선이 없어서

아쉬운대로 황태를 급히 불려서

양념을 발라 구었다

조금 간간한 밥반찬.

 

차례상이 아니어서 삼색나물은 아니고

고사리와 연근조림 그리고 취나물

 

이래서 차린 추석날 아침 밥상.

밥과 국은 아직 안올라 온.

 

식구들이 모여 아침밥을 먹고

남편은 골짜기로 며느리는 친정으로

나는 모처럼 숙제 끝낸 홀가분한 마음으로 한껏 늘어져서

추석날 오후를 보내고 있다.

 

세월 지나 점점 나이가 들어가니

그래도 찾아뵐 부모님 계시던 그때가

힘이 들었더라도 참 좋은 시절 이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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