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짜기에 터를 정하고
집을 짓고 남편이 정착하기까지
여러해가 지났고
그간 좋은 이웃들 덕에 큰 어려움없이 오늘에 이르렀다
그중 제일 처음 그 골짜기를 보여준 우리 사부님.
그 은혜는 두고 두고 갚고 있는 중이고 ^^
이번엔 사부님께서 먼저 친분을 맺은 부부를 우리에게 소개 시켜 주셨다
남편은 이미 여러번 그댁과 왕래가 있었지만
나는 처음으로 방문을 하게 되어
酒님을 섬긴다는 그댁 안주인의 취향을 고려해서
술과 텃밭에서 딴 노각오이와 곤드레나물을 선물로 챙겨갔다.
사부님께서도 유정란과 애호박을 가지고 오셨고
시골살이 선물로 얼마나 정겨운지....
그댁은 전형적인 전원주택(?)으로 집을 지어 작년에 입주를 했고
사부님이 새로 터를 잡은 마을중간쯤에 위치해 있어
우리집과는 차로 한 십여분 정도 떨어진 곳.
그댁 안주인의 피아노 반주에 울 남편 가곡을 몇곡 불렀다.
남편이 처음에 갔을때 피아노를 치며 노래하기를 권해
본시 노래하기를 즐기는 남편이 따라하니
자기반주에 딱맞춰 노래 부르는 사람 처음이라며 그렇게 좋아했다는...ㅎㅎ
성악을 따로이 전공한적이 없는 사람치곤
너무 잘한다고 하며
이날도 둘이서 작은 음악회를 열었다.
사부님, 그댁 남편, 나...
이렇게 셋은 듣는 귀만 있는 관계로
착한 관객이 되어 한여름 밤을 제법 낭만스럽게 보냈다.
대~충 이런 분위기 ㅎㅎ
골짜기에서는 처음 가져보는 가곡의 밤.
울 남편 목청껏 노래를 불렀으니
그간 집짓는 스트레스 다 날아 갔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