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좋아하는 것

나무 한 그루

by 풀 한 포기 2007. 8. 14.

 

 

 

 

어느 해

햇살 뜨겁던  한여름

나무 한 그루에게 온통 마음을 빼앗겼다.

 

그저 우뚝하니 보기 좋아

더러 더러 올려다 보기도 하고

바람에 나부끼는 잎새 사이로

언뜻 보이는 하늘도 눈부시게 아름다워

제대로 바라 볼 수 없었지만

그냥

마음 한자락 걸쳐 놓았다.

 

물오르는 소리를 귀대고 고요히 들을 수 있는

봄날 하루

비바람에 부러질듯 꺽기는 그 허리 부여잡고

노심초사 지새운 폭풍우의 여름

신산스런 가을날 속수무책 흩날리는  낙엽

 

그리하여

나목으로 맞이한 겨울

아직 그 사랑 피워 올릴 숨길 남아 있는지...

알아 낼길 없는 조바심.

 

봄 날은 멀고....

 

그 나무는 내게 조바심치지 말라고

조바심은사람을 지치게 한다고

무심하게

그저 봄이 오길 기다려 보라고

기다리면 오지 않겠느냐고

 

이 여름에도 그렇게 말한다.

 

 

 

 

 

 

 

 

 

 

 

'좋아하는 것'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조정래  (0) 2007.09.20
참취  (0) 2007.09.06
꽃 한 송이/김용택  (0) 2007.07.04
그 나무/김용택  (0) 2007.06.05
나무의 詩  (0) 2007.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