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새날이 지난지도 여러 날.
그저 무덤덤 아무런 일도 새롭게 일어나지 않는 그저 그날이 얼마나 좋은지
이미 깨닫고 있으니 마음은 참으로 평화롭다.
봄부터 가을까지 뭔가 키워 내던 밭들도 이제는 좀 쉬고
산등성이를 넘어 오는 바람도 잠깐 숨고르기를 한다

겨울이 이 정도는 추워야지 하며 하루 쨍하게 춥던 날
드디어(?)작은 연못도 얼어 붙었다.
지난 여름 파란 만장 수해를 입은 후 영 그모양새가 예전만 못하지만 ...


요절했던 배추밭에서 대강은 거두어 김장을 했는데
그중 몇 포기는 정말 어찌 할 수 없어 그냥 두었더니...
그래도 강추위 오기전에 수습했으면 우거지국이라도 끓여 먹을 수 있었으련만
그정도로 부지런할 일이 없는 한가롭기만한 산골할매의 일상이다.

남편이 야무지게도 덮어 놓은 마늘밭.
저 중에 쪽파는 안덮는 것이 좋은데 십수년을 농사를 지어도
늘 건달농사꾼인 남편은 아무 생각이 없다.
잔소리가 될까 봐 못본체하고 그저 좀 일찍 족파쪽 보온덮개를 걷어야겠다 궁리중이다.
지난해에도 보온재 아래의 쪽파는 가늘게 웃자라 쓸모가 없어 한소리 했건만
남편에게는 안들렸나 보다.

이리 꽁공 얼었어도 봄이 오면 또 새순이 잘 올라 오더라.
고양이들은 물그릇의 물은 안먹고 이 곳에서 얼음을 핥아 먹는다.
무슨 심사인지...


새해라고 아이들이 예정에 없이 다녀갔다.
좀 있으면 남편 생일이 있어 그때나 오겠거니 했더니...
딸아이 핑계는 미레 내복을 샀다 하고,
아들은 지난번 스타링크 달은 거 옥외 안테나 추가로 설치한다고,
마을행사와 겹쳤지만 젖먹이 애들도 아니고 상관없이 나는 내 일을 했다.
뭐 대단한 일이라고,


추위에 고양이들도 이렇게 모여서 체온을 나누고 있다.
나는 전기 패널 하나 틀어 주는 것으로 스스로 위안을 하고 있는데
쟤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런지는 모르겠다.
따듯한 곳은 용케 알고 죄 모여 들고 그 집에 차례가 안되는 애들은
뒤주를 뚫어 만들어 준 집에 두꺼운 담요를 깔아 놓았더니 기특하게도 들어가 있다.


지난 연말로 마을 일은 다했다 싶었는데
노인회 정기총회가 있어 다시 한번 차출 되었다.
노인회 회장님께서 전화하셔서 부탁을 하시는 바람에...
어차피 마을의 큰행사는 감당하기로 마음먹었으니
또 기왕이면 병이 발동해서 열심을 냈다.
우리 금선씨는 이런 나 때문에 덩달아 아주 애를 쓰고 있다.
늘 고맙고 미안하다.
이것으로 좀 쉬겠다 싶지만 벌써 다음주에는 떡국떡 나눔행사를 하려고
방앗간에 쌀 100kg을 가져다 맡겨 놓았다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