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었다.
꽃이 피었었다.
꽃이 피어있던 그 순간을 나는 보지 못했다.
저혼자 봉오리를 만들어
아프게 아프게 그 봉오리를 터트려 피어나던
그때를
나는 보지 못했다.
그래
나는 아무 기억도 갖지 못한다.
푸른잎 아래로 하얗게 조로롱 피어나
얼마나 이쁘게 빛났을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내가 본 것은
꽃이 피었던 그 흔적뿐.
아팠거나, 이뻤거나,혹은 빛났거나
그 어느것도 알지 못하고
물위로 떨궈져 흘러가는 꽃잎만
망연히 바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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