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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를 캤다

풀 한 포기 2025. 6. 23. 21:59

 

 

장마지기 전에 캐야하는데 이런 저런 사정으로 오늘에야 감자를 캤다
일기예보가 이랬다 저랬다 하는 바람에 기왕에 늦은 거 내일이나 모레 쯤 캐볼까 했더니

갑자기 내일 오후부터 또 비가 온다 해서
식전에는 여기 저기 밭고랑 풀을 매주고 아침 먹고 남편과 둘이서 캤다

 

감자 캐러 오겠다는  사람들과 장마와 어쨋든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워서 할 수없이 오늘 거사를 치렀다
오전에 캐서 잠시 햇볕에 흙을 말리고 점심 먹고 땡볕에서  상자에 담는데

남편은 파라솔에 엊그제 새로산 뭔 강풍기라나 목에 걸거나 허리에 묶는 거 챙겨 주고

따라 댕기며 피라솔을 옮겨 주는데 그 시간에 후딱 해치우는게 낫겠더만

성의가 괘씸해서 군소리도 못했다 ㅎ

자잘한 것만 조림이거나 내년에 종자용으로 가려 놓고 크기 상관없이 섞어서 담았다
나누는 것도 다 그렇게 줄것이다
그러다가 농사지은 내 몫으로 딱 한상자만 이쁜놈으로 담아 놓으니 이런 나를 보고 남편이 웃는다
시골 살아도 감자 안심는 댁에도 조금씩 나누려고 담았다가

마침 아랫집 구씨영감님이 오셔서 그분 제일 먼저 드렸다
며칠 전에 애기고양이 두마리 데려 갔는데 애들이 사료를 잘 안먹어서 한마리는 가고

나머지도 그럴까봐 다시 데려 오는 길에,
집에 남겨진 애들은 괜찮은데 눈병도 나고 꼴이 말씀아니게 해서 다시 데려왔는데

눈 치료해서 내려놓으니 즈이 에미에게 달려 든다
그래 내가 잘못했다 에미가 얼마나 그리웠겠냐
서로 핥고 부비고...눈물 겹다

 

마편초가 피기 시작 한다
빈밭 하나에 그득 심었으니 어울려 피면 볼만하지 싶다
작은 폿트로 두 개 사다 심은 것이
2년만에 엄청 불어 나서 마을 꽃밭에 까지 내다 심었다

 

코끼리 마늘도 둥글게 꽃이 피고 있다
아직 하나하나 작은 꽃은 피지 않았지만  제법 크기가 커서 꽃스럽다

하루 종일 감자랑 씨름하고 저녁에는 감자전 감자볶음을 해먹고 ...오늘은 감자의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