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환영식-1
장마철이라는데
연일 온다는 비는 감감무소식
땡볕에 질려 그 예보속의 비를 기다리기 여러 날
오늘 드디어 석달 열흘 기다린 고운님 오시듯 비가 내린다
나도 그간 시끄러웠던 속내를 저 비에 씻겨 내려보내고 있는 중.
기다리고 기다리던 퇴임을 하고 사흘만에
대~충 보따리를 싸서 아주 내려 오고
혼자 남은 딸을 위해 간단하게 도배 장판 정도의 수리를 위해
도시의 집에 갔다 내려 오는 날.
법적으로 직장인의 마지막날 6월 30일
집에 오려는 차에 오르려는 순간 남편에게서 전화.
다짜고짜 못데리러 나가니 택시타고 오라고
대중교통으로 내려가면 남편이 역으로 데리러 나오곤 했는데
그걸 못하게 생겼다는....불길한 예감
그것은 한번도 빗나간 적이 없이 어찌 그리 딱딱 들어 맞는지.
아침에 서실에 가다가
가만히 서있는 차를 브레이크도 못밟아 보고 들이 받았다는...
남편의 말로 아주 큰 사고라니 이런.
등에서 식은땀.
전화속에서 현장음이 들리고 복잡한듯해서
아무것도 물어 보지도 못하고
가까이에 살아 깨진 종그락지 부려먹듯하는 동생에게 전화해서
매형이 사고 났다니 알아 보고 도와 주라 이르고
부랴 부랴 내려 오니 동생이 남편대신 기다리고 있어
함께 차가 들어 온다는 정비공장으로 가니
저러고도 사람이 온전할까 싶게 망가진 우리차..
그때서야 정신차려 앞차에 사람은 어땠는지
남편은 전화도 하고 했으니 크게 다치지 않은건 알았지만 새삼 살피고
천만다행으로 앞차에서 운전자가 2분전에 내렸고
그차가 밀려가서 또 주차해 놓은 차를 살짝 충돌해서 아무도 다친 사람은 없었단다..
사람 안상했으니 됐다.
뭘 더바랄까..
그래도 충격이 있었을 남편을 병원으로 데려가려했으나 막무가내
정말 괜찮다고..
그 후 차를 수리하는 공장에서
수리기간이 10일 정도면 된다하더니
충격에 축이 휘어져서 완전 분해하는 정도의 대수술을 해야해서
수리기간이 자꾸 느려져 결국 20일이나 소요되었다
수리비는 어마어마하게 나왔지만
보험회사가 해줄 것이고
나는 다만 내년부터 보험료만 눈질끈 감고 내면 될 터.
그간 가해차량은 랜트카가 제공안된다해서
그 공장 사장이 그야말로 서비스로 썪음썪음한 차를 한개 빌려줘
살살 꼭 필요한곳만 다니며 본의 아니게 자숙의 기간을 가졌다.
내가 내려 오는게 그리도 충격이었냐
가만히 서있는 차를 있는 힘껏 들이 받을 정도로?
까짓 사람 안상했으니 환영식을 좀 거하게 치뤄준 것으로 가름한다.
여기까지가 환영식 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