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짜기 풍경
겨울의 끝을 잡고...
풀 한 포기
2016. 3. 1. 21:08
2월 끝날 휴가를 내서
두달에 걸쳐(?) 골짜기에 머물며 봄맞이를 하려했더니
때아닌 봄 눈이 하염없이 내렸다
것도 1박 2일로.
비로 시작한 것이 진눈깨비로 싸락눈으로
급기야 주먹만한 함박눈이 펑펑.
한겨울에도 제대로 못보았던 진풍경을 이 대목에서 보게 될 줄이야
가는 겨울이 그리 아쉬웠을까...
부러 눈꽃 보러 어디 태백산쯤에 안갔어도
내집에 앉아서 만끽한 눈꽃축제였다
순식간에 온세상이 하얗게 변하고
여긴 별천지다
겨울을 잘 보내나 했더니
뒤늦게 켜켜이 쌓인 저 눈.
기어이 힘에 부친 소나무 몇 그루 쓰러뜨리고야 말지 싶다
해마다 아까운 소나무 눈무게로 쓰러져 안타까웠는데...
그러게 약은 활엽수처럼 홀랑 옷을 벗어
눈을 이고 서는 일이 없게 하지...ㅉ
하루 지나 하늘은 푸르게 개었지만
눈은 그대로
하루 이틀 반짝 춥고 따스해진다니
저 눈 속절없이 녹아 버리겠지만
조금 더 가는 겨울 끝자락을 잡고 눈을 즐겨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