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부스러기

살다가...별꼴을 다

풀 한 포기 2014. 9. 1. 20:13

벌개미취

 

 

엊그제 집앞까지 들어 오는 마을 버스를 탔다가

아주 새파란 젊은 여자에게 봉변을 당했다.

 

그날따라 유난히 버스는 붐볐고

간신히 올라타고 가면서

정류장마다 사람들이 내려 조금씩 빈공간이 생기면

한발씩 뒤로 밀리듯 들어 가고 있는데

정류장을 두어개 지나쳤을까 뒷쪽에서도 내릴 사람들이 나오고

앞쪽에서도 내리려고 나오다 보니

내 위치가 엉거추춤 하차문 가까이에 있게 되어

간신히 한쪽으로 몸을 붙이고 손잡이를 잡고 있는데

갑자기 옆을 사납게 스쳐 내리며 한여자가 큰소리로 `씨 X`그러는데

난 순간 그게 무슨 소린지 못 알아 들었고

게다가 설마 나한테 그러는 줄은 정말 몰랐다.

 

그런데 내리고 나서 홱 돌아 보며 눈을 흘기는데 나를 향하는 것이 아니가.. 이런~

그때마침   한발 먼저 내린 초등학교 2~3학년쯤 된 그여자의 아들이

`엄마 왜?` 라고 묻는게 들렸다.

그러고는 버스는 다시 출발했고  난 너무나 황당하고 기가 막혔다.

 

내가 내릴 문을 막고 섰던 것도 아니고,

비좁은 버스안에서 좀 불편하면 `조금만 비켜주세요` 라던가

아니면 좀 짜증이 섞인 목소리라도 `잠깐만요`~ 그러면서 내리면 될것을...

 

그나저나

제일 궁금했던것은 그 아들이 왜?라고 물었는데

도대체 뭐라고 그 상황을 설명 했을지 너무도 궁금했다

`저 아줌마가 엄마 내릴때 걸기적 거려서 세게 쌍욕을 했다` 그랬을까?

그 아들은 엄마의 교훈에 따라 여하한 상황이 되면 쌍욕을 해도 되는거라 생각하고

언젠가는 실행에 옮기지 않을까..

 

밴댕이 소갈딱지인 내가 속으로 악담을 하자면

그렇게 본보기를 보이며 키운 아들이 군에 가면

요즘 말많은 그 이상한 짓을 하는 아이가 되지 않겠는가...

자식을 앞에 두고 그런 철딱서니 없는 짓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엄마라니

정말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