霜降이 내일인데...
곤드레꽃이 밭으로 하나 가득이다
봄부터 여름까지 내내 나물밭이었다가
이 가을 보랏빛 꽃이 가득한 꽃밭으로 변신을 했으니
님도 보고 드디어 뽕도 따는 경지에 도달한 느낌이랄까..^^
번식력이 대단해서
이 꽃을 그냥 두었다가는
내년에 골짜기 전체가 곤드레 밭으로 변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적당히 꽃을 즐긴 후에
씨앗이 여물기전에 베어내야 할까보다.
골짜기 내집에서는
나비든 잠자리든 사람을 피하지 않는다
잠시 내 옷깃에 앉아 쉬어 가는 잠자리 한 마리
움직이면 날아 갈까
나도 꼼짝없이 얼음!
풀에 치여 늦게 자리 잡은 금송화
다른곳 보다 꽃이 한참 늦어
가을꽃 행세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해마다 그려려니
이 금송화를 보며 가을이 깊어 가는구나..그러고 있다
골짜기에서 가장 늦게 피는 가을꽃...산국이다
이제 이 녀석이 피고 나면
절로 나는 꽃은 더 이상 기다릴 것이 없다
그것을 아는 벌.나비도 때를 놓칠세라
바삐 움직이고
나는 저 꽃을 따서 국화차를 만들어야 할지
그냥 두고 눈호사를 즐기는 것이 남는 장사인지 가늠하다
짧은 가을해를 다 보내고 말았다.
일찍 핀 쑥부쟁이가 산국이 피기를 기다려
운이 좋으면 일년에 딱 한차례 이렇게 이웃으로 만나고 있다.
대부분은 쑥부쟁이도 지고난 스산한 곳에 노란 산국이 홀로 피는데
올해는 날이 좋아
칠석날 견우 직녀 만나듯 나란히 피어 있다.
언덕배기 한쪽으로 꽃향유도 피었다
꽃으로 우대 한 적 없어도 어느 구석에선가
몇 포기는 꼭 남아서 이맘때 보랏빛으로 골짜기를 수 놓는다.
대충 심어만 놓고
정성들여 가꾼적은 없지만 이 국화도
가을이라고 때를 맞추고 있다
여늬 국화보다 꽃이 오래 가지 않아서 좀 섭섭하게 만드는 소국 한무더기.
때아니게 봉숭아가 피었다
그야말로 이모작 봉숭아다
일찍 피었던 봉숭아에서 떨어진 씨앗이 다시 싹이 나서
이렇게 꽃을 피웠으니....
서리 내릴때까지는 피어 있을 것이다.
대부분 새로 난 싹은 꽃밭을 정리할때 뽑아 버리기 마련인데
가끔 내려가 들여다 보는 길가의 꽃밭이니 게으름의 소치.
그러나 그 게으름 덕에 이 계절 봉숭아꽃을 보고 있으니
세상사 무엇이 꼭 좋다 혹은 옳다 라고 말 할 수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