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부스러기

소망하던 풍경

풀 한 포기 2013. 10. 13. 15:16

 

 

올해 골짜기 집엔 감이 풍년이다

여늬해 보다 다른곳은 그닥 많이 열리지 않았다던데

우리는 그야말로 가지가 찢어지게 열렸다

 

 

아직 딱딱한 감은 곶감을 만들고

더러 저절로 홍시가 된 것들은 따로 골라

그냥 냠냠 먹으면 될 일.

 

 

서리를 맞아야만 홍시가 되는 줄 알았더니

그도 아닌 모양.

드문 드문 이렇게 익어 있어

감따는 기구를 철물점에서 사서

조심 조심 땄다.

 

 

드디어

그 소망하던 풍경.

시골살이를 시작하며 그중 해보고 싶었던 일을

올해 드디어 해보았으니

소원성취.

 

 

밤에 남편과 함께 껍질을 벗겨

아침일찍 사부님께 배운 매듭법으로 감꼭지를 묶어

줄줄이 걸어 놓으니...

내게는 선경이 따로 없다.

 

 

처음 해 본 솜씨라서 간격은 일정하지 않지만

제대로 곶감이 되어 주길....

 

 

툇마루 윗쪽으로 장대를 매달고

실에 엮은 감들을 가즈런하게 묶어 놓으니

곶감 말리는 모양새가 그럴듯하지 아니한가...

 

 

따면서 꼭지가 아주 댕강 잘린 것들은

이렇게 잘게 잘라 널어 놓았다.

경상도 말로 감또깨를 만들 요량이다.

 

어쨋든 올해는

감이든 곶감이든 실컷 만들고

또 잘먹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