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짜기 풍경
눈덮인 골짜기
풀 한 포기
2012. 12. 17. 18:07
주말아침
도시와같이 비가 내렸지만
아직도 녹지 않은 눈.
얼마나 눈이 많이 내렸는지
이뻐라하던 소나무가 줄줄이 쓰러져 있다.
머리좋은 활엽수들은 잎을 다 떨구어 내서
눈이 와도 괜찮은데
무슨 절개를 지킨다고 늘 푸르게 간직한 잎때문에 눈이 그위에 쌓이니
그 무게를 감당못해 해마다 이렇게 쓰러진 소나무가 많다
특히 이번 눈에는 집옆으로
우리가 아끼며 키우던 나무들이 다 부러져서 남편이 너무 속상해 하고 있다..
밖엔 눈이 오거나 비가 오거나 상관없이
이렇게 굴뚝으로 연기가 피어 오르고
느낌만큼은 평화롭다.
그러나 이 장작
남편에게는 일거리.
늦게 나무가 도착하는 바람에 아직도
제대로 정리를 못하고 눈.비를 맞추고 있다.
겨우 한차 분량이 도착하고
나머지 다섯차가 오면 ..언제 다 장작을 패려나...
뜨끈한 구들방이 우리 서방 골병들이는거 아닌지 모르겠다.
눈덮인 골짜기에도 비가 내려
나뭇가지에 맺힌 물방울만 보면 꼭 봄비같다.
일찍 찾아온 추위에
한겨울의 비라니....
그나마 눈이 더 내렸으면 큰일났뻔 했다
비였기 망정지지.
기온이 올라 비가 내리니
지붕위의 눈도 조금씩 녹아 내려 고드름도 녹인다
정겨운 풍경이지만
산골살이 낭만이라고 하기엔
겨울나기가 제법 녹록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