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으로 내게 온 꽃들
골짜기에는
여기 저기 풀밭과의 경계도 불분명하게
여러가지 꽃들이 심겨져 있다.
별로 건드리지 않은 생긴대로의 땅모양 그대로 꽃밭을 일구다 보니
그야말로 정원은 아니되고 시골 꽃밭 수준이지만
그래도 꽃 하나 하나 마다 사연이 없는게 없다
이 양귀비도 내가 근무하는 회사에서
나무그늘에 제대로 자라지도 못하고 씨앗이라고 겨우 맺어
후일을 기약하리라는 보장도 할 수 없게 생긴 꼬투리 두개를 따서
보관했다가 먼지처럼 보일듯 말듯한 씨앗을 포트에 싹을 내어 심은것.
헛간옆 빈터에 하나 가득.
온통 정열의 붉은꽃이다.
흰색의 접시꽃.
요녀석은 도시의 집 근처 화단에 피어 있던 꽃이 지고
맺혀 있던 씨앗을 받아다가 심은 것.
말복 지나고 심어 그이듬해부터 꽃을 보는 이년 초.
욕심 낼것 없이 씨앗 한꼬투리만 있으면
씨앗을 뿌려 싹이 나고 자라 이렇게 꽃을 볼 수 있으니
내가 씨앗을 젤 좋아하는 까닭이다
우단동자
작년에 심어 올해 처음 꽃을 보았다
잎이 우단처럼 부드러운 짧은 털에 싸여있어
이름도 우단동자인 모양.
솜방망이 잎과 비슷하다.
종이꽃
멀리 영월 샛강님댁에서 씨앗으로 시집 온 녀석
포트에 싹을 내어 심은 것은 이렇게 꽃이 피었고
직파를 한녀석들은 뒷쪽에서 열심히 키를 키우고 있다.
덕분에 시차를 두고 오래 꽃을 보게 생겼다.
꽃의 색깔도 여러가지
까딸스럽지 않아 더더욱 맘에 든다.
마을 동생이 키우던 한련
열두알의 씨앗이 이렇게 한가득...
시골살이의 재미중 가장큰것이
꽃을 심어 가꾸는 일.
그중에서도 당장 보기 좋은 다큰 나무나 꽃도 좋지만
기왕이면 작은 묘목이거나
씨앗에서 부터 키워 보는 일이 나는 더 재미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