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한 포기 2012. 6. 8. 17:34

 

 

 

 

섬초롱

골짜기에는 두종류의 초롱꽃이 있다

이것은  본디 울릉도의 자생종이어서 초롱 앞에 `섬`이 붙는데

흰색이지만 보라의 점무늬가 있으며

조금 볼록한 형태

그리고 중요한 것은 먹을 수 있는 꽃이라는 것.

 

 

 

초롱꽃

순수한 흰색이고

긴 종모양의 꽃

섬초롱보다 조금 일찍 피었다 진다.

 

오래전에 서너포기 얻어 심은 것이

이제는 군락을 이룰 정도가 되었다.

이른아침 흰색의 꽃이 밭에 한가득 피어 있는 것을 보는 일은 참으로 장관이다.

 

 

 

초롱꽃

 

                     송기원

 

 

자신의 몸을 욕계欲界로만 여기는 어린 사미승

 

암자 아래 먼 마을의 불빛이 초발심을 이겨

 

끝내 몇 방울 눈물을 떨구고 마네.

 

눈물을 깨끗이 하는 진언眞言도 소용없이

 

눈물 속에 어룽어룽한 불빛만 아귀처럼 맹렬할 때

 

사미승 옆에 초롱꽃 하나둘 벙글어 오네.

 

쯧쯧. 쯧쯧.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혀라도 차듯이

 

여기저기 초롱꽃 사태가 벙글어 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