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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송기원

풀 한 포기 2009. 4. 12. 21:30

 

 

제비꽃

                             

                                                                    송기원

 

저리도 꽃답게 화사한 도화살이

그대를 호리던 눈웃음마저 무너져

칼바람과 쌓인 눈 속에, 죽음처럼

몸과 마음을 눕혔더니,

깊은 잠과 두절 속에 끝내 자신마저 잊었더니,

무슨 길인가. 망각의 캄캄한 중심 重心에서

건듯, 제비꽃 한 송이 피어 올랐습니다.

제비꽃이 낸 길을 따라, 이번에는

그대 또한 제비꽃 한 송이로 피어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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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멘트 담벼락 작은 틈사이

간절한 꿈한자락 펼치듯 보랏빛 제비꽃이 피어 났다.

어디  한구석 발 붙일 곳도 없게 생긴 곳에서

저리도 곱게 꽃을 피우다니...

 

잠시 잠깐이라도 꽃을 피우지 않으면 안되는

누군가에게 꼭 보여야 되는 안타까운 사연이라도 있는겐가.

어쨋든 간절한 그 무엇인가가 나에게 전해져

내 발길이 머물고 가슴에 담아왔으니

거기 그만치에 있었다는 거 내가 기억하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