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한 포기 2008. 10. 16. 20:42

 

 

 

저녁 나절

시린 마음에 국화차 한 잔 마주하고 앉았다 

 

가을날이라고

차라리 신산스러워도 바람이라도 일면 좋으련만

때아니게 종일 가라앉은 안개라니....

 

저 안개 걷치기 기다리느니

차라리 내가 안개속으로 걸어들어가고 말지

안개로 설마 숨막혀 죽기야 할라고

아니 죽어진들 뭐 대수라고

 

발길에 흙먼지 풀풀 날리는

이렇게나 메마르고 볼품없는 가을을

무슨 수로 견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