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

나무에게

풀 한 포기 2006. 12. 17. 14:23

 

 

 

 

          나무에게

 

   

문득

너 거기 서 있는 것이

눈물 겨울 때가 있다.

 

언제부터

내게 그늘을 드리웠는지 알 수 없어

가슴 시릴 때가 있다.

 

세월의 두께로 옹이진 손과

슬픈날의 남루를 걸친 작은 어깨로

네 발아래 누웠느니

 

네 가지 끝을 스치는 바람 한 점

무심결에 떨구는 잎새 하나에도

온 몸으로 돋는 소름.

 

너와 나

한 뼘의 거리도 저승만큼이나 멀어

스스로의 의지로는

절대로 좁힐 수 없음에

풀잎의 소리로 울음 삼킬 때가 있다.

 

억겁의 세월 지나

어느 하루

나란한 연리지로 마주 서는 날.

 

그때

비로소 서로의 가지 끝으로 돋는 별빛 하나

온 마음으로

들여 놓을 수 있으려니......